6. 컬러의 말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 책 리뷰
- 2019. 5. 21. 16:56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모든 색에는 이름이 있다’
기자 겸 작가. 2007년 브리스톨 대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에서 18세기 여성 복식사와 무도회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책과 미술’ 담당 편집자로 일하며, 그 외에도 <텔레그래프>, <쿼츠>, 등에 글을 기고했다.
2013년 <엘르 데코레이션>에서 정기적으로 연재했던 색상에 관한 칼럼이 큰 인기를 얻어 <컬러의 말>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영국 bbc의 라디오 채널에서 ‘2017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칼럼을 연재하던 <엘르>는 물론 <텔레그래프>, <가디언>, <타임> 등에서 ‘색에 대한 가장 우아하고 매력적인 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서문]
<컬러의 말은> 색의 깊은 역사를 다루지 않는다. 다양한 색군으로 나누어 정리한 가운데, 아이작 뉴턴 경이 스펙트럼의 일부로 분리하지 않은 검은색, 갈색, 흰색도 포함시켰다. 그중에서도 특히 매력적이거나 중요하거나 불쾌한 역사가 깃든 색을 골랐다.
한마디로 내가 관심을 많이 품은 75가지 색을 골라 간략사와 성격 묘사 중간의 어딘가에 속하는 이야기를 썼다. 그 가운데는 화가가 쓰는 물감이나 염료, 개념이나 사회 문화의 산물에 가까운 색도 있다.
하양 계열 : 빛과 얽힌 탓에 흰색은 인간의 심리에 주로 신성한 대상에 대한 이미지로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니 경외와 공포를 함께 불러일으킬 수 있다. 사람을 위한 색깔이라면 숭앙받을 것이나 그렇지 않으면 그다지 썩 인기가 없다.
너무 배타적이고 전제적이고 신경질적이다. 일단 빚어내기부터 어렵다. 다른 색깔의 물감을 섞어서 만들 수 없으니 특별한 흰색 염료를 써야 한다. 게다가 어떤 염료를 섞더라도 바뀌는 색깔은 오직 한 방향, 즉 검은색으로 나아갈 뿐이다.
왜 그럴까. 인간의 뇌가 빛을 처리하는 방식 탓이다. 염료가 더 많이 섞일수록 눈으로 반사되어 들어오는 빛의 양이 적어지므로 갈수록 어둡고 칙칙해 보인다.
노랑 계열 : 노란색은 현대성과 아름다움, 그리고 퇴폐적인 움직임의 상징이었다. 반 고흐를 포함한 화가 또는 사상가에게 노란색은 노화의 상징, 그리고 억압된 빅토리아 시대의 가치를 거부하려는 태도로 다가왔다.
이후 19세기의 마지막 10년은 ‘노란색의 90년대’라 알려졌다.
한편 인간에게는 노란색이 대체로 질환의 전조다. 피부다 황달, 담즙 문제 등 말이다. 집단이나 무리로 따져보면 인식은 더 나쁘다. ‘저널리즘’에 달라 붙으면 무모한 선정주의를 의미한다.
빨강 계열 : 인간이 처음 옷감을 염색하기 시작한건 기원전 6000~4000년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로마 시대의 옷감 조각들은 전부 빨간색 계열로 염색된 것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해머 타이트로 염색한 천으로 쌌다. 사후 및 지하세계의 신인 오시리스도 ‘빨간 천의 신’이라 알려져 있다. 빨간색은 검은색과 더불어 죽음의 색으로 통해서, 뚜렷한 대조를 이루는 두 색이 무덤이나 묘지에 자주 등장했다.
그리고 이후 불, 여름, 화성과 더불어 유명한 오행의 체계를 확립했다. 오늘날 빨간색은 공산당의 상징 색이면서 즐거움과 행운의 색이다.
초록 계열 : 오늘날 녹색은 시골의 편안함과 환경친화적인 정치를 연상시키는 경향이 있다. 질투와 연관되었음에도 일반적으로는 평화로운 색으로 인식하며 종종 사치나 스타일과 얽힌다.
연한 청록색은 아르데코 운동에서 사랑받았고, 에메랄드는 2013년 팬톤의 ‘올해의 색’으로 선정되었으며, 풀이나 나뭇잎의 상큼한 녹색은 2017년에 인기가 부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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